ⓒ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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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경숙 의원, 한국부동산원 통계 분석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정부가 내년부터 외국인 주택 거래‧보유 현황 공개를 추진하는 가운데 외국인의 국내 아파트 매입 통계가 공개됐다.

2015년 이후 외국인의 전국 아파트 매입 건수는 약 3만 건이다. 이 중 62%가 중국인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을 통해 제출받은 연도별 외국인 아파트 매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올해 8월까지 7년 8개월간 외국인이 사들인 전국 아파트는 총 2만9,792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중국인의 매입 건수가 1만8,465건으로 전체의 62%를 차지했다. 이어 미국인이 매입한 경우가 5,855건, 19.6%로 나타났다. 기타 국적의 외국인이 산 경우는 5,472건으로 18.4%를 차지했다.

앞서 외국인의 국내 아파트 매입 건수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토부는 외국인 토지 거래 현황은 매월, 보유 현황은 6개월 주기로 공개하지만 아파트를 비롯한 주택 보유·거래 공식 통계는 생산·공표하지 않았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서는 외국인 부동산(건물·토지·집합건물 포함)과 관련한 소유권 이전등기(매매) 건수를 볼 수 있으나 아파트나 단독주택·상가 등으로 용도가 따로 구분되진 않는다.

양경숙 의원실에 한국부동산원이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15년 2,979건이던 외국인 전국 아파트 매입 건수는 ▲2016년 3,004건 ▲2017년 3,188건으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으나 ▲2018년부터 3,697건 ▲2019년 3,930건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그러다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 2법 시행까지 겹치며 집값과 전셋값이 크게 오르기 시작한 2020년에는 외국인 매입 건수가 5,640건으로 전년도 보다 43.5% 급증했다.

2019년 말 총부채원리금상황비율(DSR) 한도가 강화되고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15억원 초과 주택담보 대출이 금지되는 등 고강도 금융 규제로 내국인의 주택 매입은 어려워진 반면 규제를 받지 않는 외국인들의 아파트 매입은 대폭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는 외국인 투기 논란이 일며 4,931건으로 전년도 보다 소폭 줄었고, 올해는 8월까지 매수가 2,423건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동기간(1∼8월)에 매입한 3,662건보다 33.8% 줄어든 것으로 2년 연속 감소세다.

 

 

올해는 금리 인상 등으로 집값 하락이 이어지는 데다 새 정부의 외국인 부동산 투기 단속 의지에 따라 외국인들도 아파트 매입에 신중한 모습이다. 이 가운데 외국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는 집값이 크게 뛴 2020년을 제외하고는 2015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다.

외국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는 ▲2015년 958건 ▲2016년 833건 ▲2017년 849건 ▲2018년 693건 ▲2019년 537건으로 4년 연속 줄었다.

2015년 이후 외국인이 사들인 아파트 중 중국인의 매입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울산으로 87.0%에 달했다. 이어 ▲충남(80.6%) ▲제주(79.2%) ▲충북(77.4%) ▲인천(73.6%) 등 순이다.

이에 비해 서울은 전체 외국인 아파트 매입 건수(5,003건) 가운데 1,605건을 사들인 중국인(32.1%)보다는 1,858건을 매입한 미국인(37.1%) 비중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시·도 가운데 중국인보다 미국인의 아파트 매입 비중이 높은 지역은 서울이 유일했다. 서울 아파트는 미국과 중국 이외의 다른 외국인 매입한 경우도 30.1%(1,540건)에 달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은 내년부터 외국인 주택 보유·거래 통계를 국가승인통계로 공표할 예정이다.

최근 2년 새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사이 내국인과 외국인 부동산 매입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거세지며 통계의 중요성이 커진 것이다. 정부는 이달 말 합동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외국인 투기 방지 대책도 함께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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