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TV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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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말, 시중은행 퇴직연금 수수료 5,121억 원

- 적립액, 112조5,879억 원

- 수익률 사실상 1% 대

- “퇴직연금시장, 이자마진 축소 속 노른자위”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국내 시중은행의 퇴직연금 시장규모가 100조원을 넘어서면서 고객 유치를 위한 수수료 인하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퇴직연금 상품에서만 5,000억 원이 넘는 수수료를 거두면서 저금리 속 이자마진 축소가 불가피한 은행들에게 노른자위가 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등 변동성이 커져 퇴직연금 수익률 하락이 전망되지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까지 끌어내린 상황에서 은행별 수익성 향상을 위한 고객 유치전은 불가피 하단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급속도로 진행되는 저출산 및 고령화로 노후 소득과 연계된 연금만큼은 남다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단 것이다. 이미 퇴직연금 수수료를 최대 50% 감면하거나 손실 고객에게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까지 제공하고 나선 상황이다.

26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은행들이 퇴직연금 상품을 통해 거둔 수수료는 총 5,12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의 퇴직연금 수수료 이익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의 퇴직연금 수수료 수익은 각각 977억 원, 971억 원으로 8억 원 가량의 격차를 보였다.

이어 우리은행(759억 원), IBK기업은행(733억 원), 하나은행(608억 원), NH농협은행(562억 원), KDB산업은행(249억 원) 등의 퇴직연금 수수료 이익이 연간 100억 원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은행들의 퇴직연금 수수료는 ▲BNK부산은행 85억 원 ▲DGB대구은행 82억 원 ▲BNK경남은행 52억 원 ▲광주은행 43억 원 ▲제주은행 3억 원 등 순으로 집계됐다.

퇴직연금은 확정급여(DB)형, 확정기여(DC)형, 개인형퇴직연금(IRP) 등으로 나뉜다. DB형은 은행의 운용 성과와 별개로 퇴직 근로자에게 정해진 금액을 내주는 퇴직연금이다. 반면 DC형은 근로자가 자신의 적립금을 직접 투자처에 분배해 연금을 불릴 수 있는 상품이다. IRP는 근로자가 은퇴 시 받은 퇴직금을 운용하거나, 재직 중인 근로자가 DB·DC형 외에 추가로 돈을 적립해 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적립액을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조사 대상 은행들의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은 112조5,879억 원으로 1년 전(96조3,686억 원)보다 16.8%(16조2,193억 원)나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지난해 말 신한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이 22조6,593억 원으로 전년(19조640억 원) 대비 18.9%(3조5,953억 원)나 증가해 가장 많았다. 국민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도 17조435억 원에서 20조909억 원으로 17.9%(3조474억 원) 늘어 뒤를 이었다. 이밖에 기업은행(15조9,445억 원)·하나은행(15조6,316억 원)·우리은행(14조194억 원)·농협은행(12조1,165억 원) 등의 퇴직연금 보유량이 10조원 대를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상황에도 수익률은 사실상 1%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상품을 통해 보면, 지난해 말 기준 확정급여형(DB)의 가중평균(원리금보장·원리금비보장) 수익률은 1% 중반대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 1.61%, NH농협은행 1.48%, 신한은행 1.46%, 우리은행 1.49%, 하나은행 1.64% 등이다.

이미 시중은행들이 퇴직연금 조직을 개편하고 수수료 인하에 나서면서, 지난해부터 손실 고객에게 수수료 면제 조건 등을 내걸고 있다. 올해 들어선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까지 인하하면서 고개 유치전이 한 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대출 이자율 하락으로 은행의 이자 수익이 함께 위축될 공산이 큰데다, 투자로 이를 만회하기도 쉽지 않아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각 은행별로 단기, 중기, 장기 등 기간별 상품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안정적 수익률을 제공하는 퇴직연금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등으로 주식시장이 요동치면서 큰 폭의 퇴직연금 수익률 향상은 기대키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과 같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식시장이 불안정할 경우, 원리금 보장 퇴직연금 상품이 수익률은 낮지만 장기적으로 안정적일 수 있다”면서 “원리금 비보장 상품의 경우 주식상품 등이 많이 담기는데 주식시장이 불안정하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단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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