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 본사가 있는 역삼동 코레이트타워 전경 ⓒ동부건설
▲동부건설 본사가 있는 역삼동 코레이트타워 전경 ⓒ동부건설

- 동부건설 컨소시엄, 한진중공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 시민단체 "투기 자본이 부지 개발 이익 노려…지역 조선업체 폐업 예상"

- 동부건설 "고용 승계 보장, 조선소부지 개발 고려안해"

[SR(에스알)타임스 김경종 기자] 동부건설의 한진중공업 인수를 두고 비판적인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한진중공업이 소유한 부산 영도조선소부지의 개발 가치가 높게 평가되면서,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동부건설 컨소시엄이 한진중공업이 영위하던 조선업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

우려가 현실화 할 경우 수천 개의 조선업 일자리 및 협력업체 도산이 예상되면서 한진중공업 노조를 비롯해 지역시민단체가 반발에 나선 상황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최근 한진중공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한국토지신탁, 동부건설, NH PE-오퍼스PE 등으로 구성됐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 외 7개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한진중공업 보통주 5,282만9,905주(63.44%)와 필리핀 금융기관이 소유 중인 보통주 1,666만4,044주(20.01%)다.

앞서 한진중공업 인수전에는 동부건설 컨소시엄과 SM상선 컨소시엄, 케이스톤파트너스 컨소시엄 등이 최종 입찰에 참여한 바 있다. 당초 KDB인베스트먼트가 참여한 케이스톤파트너스 컨소시엄이 유리한 것으로 평가됐으나, 한국토지신탁이 동부건설을 대표로, NH PE-오퍼스 PE를 재무적 투자자로 꾸리면서 강력한 인수후보로 떠올랐고 결국 우선협상에 임하게 됐다.

동부건설은 한진중공업이 가진 주택 브랜드 '해모로'와 자사의 '센트레빌' 브랜드 간 시너지를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부산·경남에서 인지도가 높은 해모로와 수도권에서 널리 알려진 센트레빌 브랜드 간의 수주 네트워크를 공유하는 등 영업에서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한진중공업의 공항 공사 등 풍부한 공공 공사 실적과 플랜트 사업 부문은 동부건설의 미래 먹거리인 폐기물 사업과도 높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한진중공업 인수 속내에는 영도조선소 부지 개발이 깔려 있다는 게 시장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한진중공업은 인천 율도 부지와 동서울터미널, 영도조선소 부지 등 다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면적 26만㎡에 달하는 부산 영도조선소 부지는 부산 북항 개발지역과 인접해 있어 부동산 개발 가치가 높다. 일각에서는 영도조선소 부지를 개발하면 최대 1조 원까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부산·경남 지역 조선관련 업체의 줄도산이 우려되자 부산 지역 시민단체들이 적극 반발에 나섰다. 민주노총 부산본부와 부산참여연대 등으로 구성된 '한진중공업 투기자본 매각 저지를 위한 부산시민대책위'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투기 자본 매각을 중단하라는 지역 염원을 무시한 채 졸속으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조선업과 관련 없는 투기 자본들이 부지 개발 이익을 노리고 있어 영도 조선소 폐업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까지 한 곳을 제외한 어떤 곳도 조선소 살리기를 언급하고 있지 않다"며 "영도조선소 매각에 앞서 최소한 조선소 유지와 발전에 대한 입장과 약속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협상대상자 발표에 앞서 한진중공업 노조 역시 "조선산업을 유지할 의사도 없고 투기자본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성격의 자본이 입찰가를 가장 높이 냈다는 이유만으로 우선협상 대상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지금 산업은행이 판단해야 할 것은 누가 많은 돈을 내느냐가 아니라 누가 한진중공업과 지역경제, 한국 중형조선산업에 보탬이 되겠느냐 여부"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동부건설은 영도조선소 부지 개발은 생각하고 있지 않으며, 조선업 고용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한진중공업 주식매매 계약상에 인력의 고용 승계를 보장하는 데다 기술력을 살려 제대로 된 회사로 만드는 게 목표”라며, "고용을 보장하지 않거나 영도조선소부지를 매각하는 것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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