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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3분기 영업실적 ‘악화일로’
- “철저한 현지화 전략 수립해야”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코로나19에 시중은행들의 해외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진출은 환리스크·국가리스크 등 다양한 리스크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데 코로나19가 재확산 양상을 보이면서 국가별 경제상황 악화 및 불확실성까지 높아진 탓이다. 무분별한 해외진출을 지양하고 국가별 성장가능성, 경쟁정도 등에 따라 시장을 세분화하고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야 한단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미국법인의 경우 올해 3분기 말 기준 769억3,800만 원의 영업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말 822억2,700만 원에 비해 현저히 감소한 액수다.

신한은행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3분기 신한은행 미국법인의 영업수익이 612억1,100만 원을 기록해 지난해 3분기 영업수익 614억5,200만 원 대비 소폭 줄었다.

신한은행 중국법인은 올해 3분기 1,593억5,500만 원으로 1년 전 영업수익 1,759억6,400만 원 보다 줄었다.

하나은행은 3분기 말 중국법인과 인도네시아 법인이 각각 3,401억8,200만 원, 2,696억7,400만 원의 영업수익을 거둬 지난해 3분기 말 2,929억5,700만 원, 2,441억800만 원과 비교할 때 선방하는 수준에 그쳤다.

미국, 중국 등 주요국가에서의 실적이 부진하다보니 동남아 금융시장에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데 적자행진을 이어가는 은행도 있다. IBK기업은행의 인도네시아법인의 경우 올해 누적 3분기 223억 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내면서 지난해 실적(-52억 원) 보다 4배 이상 적자 폭이 커졌다.

국내 은행의 해외진출 속도는 최근 몇 년간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려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18개 은행 중 12개 은행이 해외에서의 영업을 위해 총 168개의 해외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저금리에 따른 성장 둔화로 인한 새로운 수익원 창출이 그 목적인 것인데 해외 진출 성과가 뚜렷하지 않은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로 신규 해외진출에 제동이 걸렸고 자연스레 영업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임을 반영한단 분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이 협소한 국내시장을 벗어나 지속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해외진출이 불가피하나, 코로나19에 따른 국가봉쇄로 진입 장벽이 더욱 높아진 만큼 현지화 전략에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디지털 금융이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IT 기술은 해외 진출에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현지금융기관 인프라가 덜 발달한 동남아지역 등에 핀테크 기업과의 업무 제휴를 통한 모바일 플랫폼 개발 및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제공 등으로 현지에 진출한다면 보다 적극적인 현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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