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에몽: 스탠바이미 2. ⓒ대원미디어/스마일이엔티
▲도라에몽: 스탠바이미 2. ⓒ대원미디어/스마일이엔티

- 탄생·생일·결혼...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날들을 담은 드라마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도라에몽'은 의지가 약하고 공부도 못하며 운동에도 소질이 전혀 없어 또래에게 괴롭힘만 당하던 한 소년이 22세기 미래에서 온 보육 로봇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상의 소동을 다룬 SF 만화로 전 세계에서 사랑 받고 있는 작품이다.

출판만화로는 1969년 첫 등장 했고 TV 애니메이션으로는 1973년 첫 방송을 시작한 ‘도라에몽’은 데츠카 오사무의 영향을 크게 받은 '토키와 장' 출신 만화작가 후지코 F. 후지오가 탄생시킨 일상 SF 창작물이다. 전쟁을 겪은 세대인 후지코 F. 후지오는 일본 군국주의를 비판하는 평화주의자였고 환경보호에도 관심이 많아 그의 작품에는 이러한 자신의 성향이 적극적으로 반영됐다.

도라에몽 탄생 50주년 기념작인 ‘도라에몽: 스탠바이미 2’(수입/배급: 대원미디어/스마일이엔티)는 국내 50만 관객을 동원하며 시리즈 최고 흥행 성적을 기록했던 ‘도라에몽: 스탠바이미’(2014)의 후속편이다.

▲도라에몽: 스탠바이미 2. ⓒ대원미디어/스마일이엔티
▲도라에몽: 스탠바이미 2. ⓒ대원미디어/스마일이엔티

(이 리뷰에는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있습니다.)

생일을 맞이해 잔뜩 기대하고 집에 들어선 노진구는 엄마에게 빵점 맞은 시험지가 발각되면서 크게 혼이 난다.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이 으레 그렇듯 야단을 맞아 마음이 상한 진구는 분명 자신은 어디선가 주워온 자식이고 친자식일 리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때 진구는 이제 세상에 안 계신 할머니와의 추억이 깃든 곰 인형을 우연히 발견한다. 엄마와는 달리 자신의 어리광이라면 뭐든지 받아 주시던 할머니가 너무 보고 싶어진 진구. 진구는 타임머신을 타고 4살 때로 돌아가자고 도라에몽에게 막무가내로 떼를 쓴다. 진구의 도라에몽 의존증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도라에몽: 스탠바이미 2. ⓒ대원미디어/스마일이엔티
▲도라에몽: 스탠바이미 2. ⓒ대원미디어/스마일이엔티

결국, 도라에몽과 함께 7년 전 과거 세상에 도착한 진구는 그렇게도 그리워하던 할머니를 다시 만나게 된다. 변함없이 자상한 할머니는 미래에서 왔다는 진구의 말을 의심 없이 그대로 믿어준다. 돌아가신 할머니를 다시 만나 너무 기쁜 나머지 눈물을 흘리던 진구는 할머니가 자신의 미래 결혼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하자 소원을 이뤄드리기로 한다.

이번에도 진구는 도라에몽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할머니를 직접 미래로 모셔가 자신의 결혼식을 보여드리자는 것. 하지만 도라에몽은 그렇게 하면 미래가 바뀌게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진구는 할 수 없이 우선 타임 텔레비전으로 자신의 미래를 엿보기로 한다.

▲도라에몽: 스탠바이미 2. ⓒ대원미디어/스마일이엔티
▲도라에몽: 스탠바이미 2. ⓒ대원미디어/스마일이엔티

타임 텔레비전으로 본 미래 세상의 진구 결혼식은 엉망이었다. 신랑인 진구가 결혼식장에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다. 퉁퉁이와 비실이를 비롯해 모든 사람이 당황하고 있는 모습을 지켜본 진구는 도라에몽과 함께 결혼식장에서 도망친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 미래세계로 시간 여행을 떠난다.

◆ 과거·미래·현재를 넘나드는 감동의 시간 여행 이야기

전작 ‘도라에몽: 스탠바이미’에 이어 이번 극장판도 ‘도라에몽’을 알고 있는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과 감동을 담아낸다.

▲도라에몽: 스탠바이미 2. ⓒ대원미디어/스마일이엔티
▲도라에몽: 스탠바이미 2. ⓒ대원미디어/스마일이엔티

도라에몽에게 도와달라며 의존만 해왔던 만화책이나 TV 판 속 진구가 차츰 독립심을 키우면서 어느새 어른으로 한 단계 성장해 나가는 모습도 함께 그려낸다. 

전작에서 “너에게는 별처럼 많은 가능성이 있었고 네가 그걸 잡은 것뿐“이라며 진구를 다독이던 도라에몽의 우정과 “넌 너무 아슬아슬해서 혼자 놓아둘 수가 없다”며 진구를 선택한 이슬이의 믿음은 이번 작품에서도 이어진다.

야기 류이치 감독의 연출력을 바탕으로 기술적으로 더욱 섬세해진 3D CG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면서 시각적 즐거움도 함께 업그레이드됐다. 여기에 도라에몽 시리즈의 가장 매력적 요소인 주머니 속 미래 비밀 도구의 등장은 팬들의 마음을 즐겁게 한다.

▲도라에몽: 스탠바이미 2. ⓒ대원미디어/스마일이엔티
▲도라에몽: 스탠바이미 2. ⓒ대원미디어/스마일이엔티

도라에몽 시리즈의 단골 등장 도구인 타임머신과 대나무 헬리콥터, 어디로든 문, 스몰 라이트 이외에도 영혼 타임머신, 건망증 봉, 사람 찾기 스틱 등 일상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상상해봤을 도구들의 사용은 관객에게 대리만족감을 선사한다. 특히 서로의 영혼을 맞바꾸는 ‘체인지 로프’는 이야기 속 위기 장면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아이템으로 등장한다.

과학보다는 마법에 가까운 SF 요소로 펼쳐내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초등학생 시점에서 바라보는 세상 그리고 가족애와 우정을 담아낸다는 특징이 변함없이 고스란히 녹아 들어간 이번 작품은 남녀노소 전 연령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도라에몽: 스탠바이미 2. ⓒ대원미디어/스마일이엔티
▲도라에몽: 스탠바이미 2. ⓒ대원미디어/스마일이엔티

’할머니의 추억‘, ’내가 태어난 날‘, ’45년 후‘ 등 가장 감동적인 도라에몽 원작 에피소드를 엮어 만든 이 작품에서는 사람이 태어나 살아가며 맞이하는 축복이 가득한 탄생과 생일 그리고 결혼식 등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날들과 행복한 가족애를 담아 누구나 공감할 보편적인 인간 드라마의 감동을 선보인다.

각본과 공동 연출을 맡은 야마자키 다카시 감독은 “전작에서 한 번도 등장한 적 없었던 진구와 이슬이의 결혼식을 다루는 것도 꼭 하고 싶었던 이야기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아무런 사건이 없는 평범한 날들도 시간이 지나 떠올려보면 소중했다는 것을 깨달을 때가 있다“며 ”영화를 볼 관객들이 '내 인생에도 특별한 일이 있었지' 떠올린다면 기쁘겠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그런 '하루'를 ’도라에몽: 스탠바이미 2‘에서 느껴보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도라에몽: 스탠바이미 2. ⓒ대원미디어/스마일이엔티
▲도라에몽: 스탠바이미 2. ⓒ대원미디어/스마일이엔티

작은 마을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며 도시로 성장해가던 그 중간 지점, 동네에는 크고 작은 공터가 존재했다. 아이들이 그곳으로 뛰어나가면 같이 놀아줄 친구들이 항상 잔뜩 있었다.

해가 질 때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뛰어놀다 부모님께 야단맞았던 소년 소녀들은 내일 다시 학교와 공터에서 만날 친구들을 생각하며 잠이 들곤 했다.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 베이비붐 세대와 한 자녀 가족 세대들은 국가적·문화적 차이를 넘어 이와 비슷한 경험을 공유한다.

책상 서랍 속에서 튀어나온 귀 없는 고양이 로봇 ‘도라에몽’은 그 시절 공터에서 함께 뛰어놀던 이름 모를 친구들과의 추억을 형상화한 노스탤지어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 유년 시절을 추억하며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 영화로 ‘도라에몽: 스탠바이미 2’만한 작품은 없을 것이다.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9일 개봉한 영화 ‘도라에몽: 스탠바이미 2’는 20일까지 이틀 동안 3만1,832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도라에몽: 스탠바이미 2. ⓒ대원미디어/스마일이엔티
▲도라에몽: 스탠바이미 2. ⓒ대원미디어/스마일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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