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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진의 SR컬처] 호소다 마모루 버전 '미녀와 야수'…'용과 주근깨 공주' 리뷰

기사승인 2021.09.25  20:5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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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 주근깨 공주. ⓒ와이드릴리즈

- SF 판타지, 가족 드라마, 학원 로맨스, 추리극 등 다양한 장르 결합

- 변화와 불변의 진리 사이에서 자아 찾는 성장 드라마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오는 29일 개봉을 앞둔 애니메이션 '용과 주근깨 공주'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2006), '썸머 워즈'(2009), '늑대아이'(2012), '괴물의 아이'(2015), '미래의 미라이'(2018)의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3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이 영화는 제74회 칸영화제, 제74회 로카르노영화제, 제59회 뉴욕영화제 공식 초청작이기도 하다.

(이 리뷰에는 영화 내용이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용과 주근깨 공주. ⓒ와이드릴리즈

하늘을 나는 고래 위에서 노래 부르는 아름다운 가희(歌姬) 벨. 그녀는 슈퍼스타다.

벨이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수많은 이들이 그녀의 모습을 보기 위해 몰려든다. 하지만 벨은 현실 세계에 없다. 가입자 생체정보를 기반으로 몸과 감각을 공유하는 최신 VR 기술인 '보디셰어링'으로 만들어진 'As' 벨은 가입자 50억명의 가상 세계 'U' 안에서만 존재한다.

사람들은 가수 벨의 본래 모습, '오리진'의 정체를 궁금해한다. 하지만 그 누구도 벨의 현실 세계 진짜 모습을 짐작해내지는 못한다.

▲용과 주근깨 공주. ⓒ와이드릴리즈

사실 벨의 정체는 여느 십 대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소녀 스즈(나카무라 카호)다. 이는 오직 스즈의 절친 히로카(이쿠타 리라)만이 알고 있다. 벨을 가상 세계 최고 셀럽으로 프로듀스한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원래 스즈는 노래 만들고 부르는 것을 무척 좋아했던 아이다. 하지만 음악을 가르쳐준 엄마를 불의의 사고로 잃은 이후 그 충격으로 노래를 부르지 못하게 된다. 엄마의 죽음은 노래뿐만 아니라 단란했던 그녀의 가정에서 웃음을 사라지게 만든다.

'착한 척한 것뿐'. 이름 모를 이들이 엄마의 죽음을 조롱하는 인터넷 악성 댓글은 어린 스즈의 가슴에 큰 상처를 남긴다. 스즈는 먼저 세상을 떠난 엄마를 원망한다. 자신과 함께할 행복한 삶보다 생판 모르는 타인의 생명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스즈는 가슴 아픈 유년기를 보낸다. 그리고 외롭게 사춘기에 접어든다. 그 세월 속에서 어느새 스즈와 아빠(야쿠쇼 코지)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생겨나 있었다.

▲용과 주근깨 공주. ⓒ와이드릴리즈

내성적인 성격으로 자란 스즈는 동급생 루카(타마시로 티나)를 부러워한다. 현실 세계에서 빼어난 외모에 인기도 많은 루카가 태양이라면 스즈는 어두운 달 뒷면 같은 존재다. 아웃사이더로 침울하게 살아가는 스즈의 모습을 보다 못한 히로카는 그녀를 U의 세계로 끌어들인다.

또 다른 세상 U는 스즈에게 있어 우울한 인생의 돌파구이자 현실도피처가 된다. 가상세계 안에서 마음껏 노래 부를 수 있게 되고 친구도 생기자 스즈의 일상에는 전에 없던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괴물의 아이'에 나왔던 대사처럼 "환상이 진실보다 더 진실해지는 것" 같은 변화였다.

▲용과 주근깨 공주. ⓒ와이드릴리즈

벨의 노래는 알 수 없는 신비한 매력을 담고 있어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된다. 예상치 못한 팬들의 뜨거운 반응이 쏟아지고 그에 비례해 안티들이 증가하자 스즈는 안절부절못한다. 반면 히로카는 냉철한 분석 전문가답게 안티 유저의 반응에는 전혀 개의치 말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오직 '촌구석 주근깨 소녀 셀럽 만들기' 프로젝트에 전력을 다한다.

스즈 안에 숨겨진 재능과 히로카의 프로듀싱 능력이 합쳐지면서 벨의 인기는 끝없이 치솟는다. 덕분에 벨의 라이브 콘서트는 전 세계 2억명이 동시 시청할 정도로 대성황을 이룬다. 그런 벨의 콘서트가 한창 진행 중일 때 몬스터 As 용(사토 타케루)이 난입한다. U의 평화 지킴이를 자처하는 히어로 As 저스티스 무리는 용을 악인으로 단정하고 유저의 본체를 밝혀내는 '언베일(Unveil)'로 응징하려 한다.

▲용과 주근깨 공주. ⓒ와이드릴리즈

등에 멍 자국을 지닌 난폭한 용과 마주친 벨은 그에게서 알 수 없는 연민을 느낀다. 용의 미스터리한 비밀에 이끌리는 벨. 그녀가 용에게 점점 다가갈수록 괴물 모습 속에 가려진 또 다른 실체의 진실이 드러난다. 그리고 그 진실은 U의 벨과 현실의 스즈에게 큰 변화를 몰고 온다.

◆ SF 판타지, 가족 드라마, 학원 로맨스, 추리극 그리고 동화

애니메이션 '용과 주근깨 공주'는 호소다 마모루 유니버스를 집대성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전작 '썸머 워즈'의 가상 세계 OZ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킨 메타버스(Metaverse) U를 SF 판타지 배경 공간으로 삼아 '늑대아이'의 모성애, '괴물의 아이'의 부성애, '미래의 미라이'의 형제애 등 가족 드라마를 함께 녹여 담았다.

▲용과 주근깨 공주. ⓒ와이드릴리즈

또한, 스즈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소꿉친구 시노부(나리타 료)를 비롯해 카미신(소메타니 쇼타), 루카 간에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서처럼 사랑과 눈물, 코미디의 학원 로맨스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여기에 용의 정체를 밝혀나가는 과정은 텍스트와 대화 속에서 단서가 주어지는 추리극 형식으로 전개된다.

벨과 용의 만남은 '미녀와 야수'를, 외로움과 학대 등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한 방법인 변신은 '신데렐라' 등 동화에서 모티브를 따와 서사를 펼친다. 재미있을 만한 장르적 요소는 대부분 갖추고 있는 셈이며 주어진 소재 안에서 최대한 균형감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용과 주근깨 공주. ⓒ와이드릴리즈

호소다 마모루 작품에서 자주 배경으로 쓰여왔던 강 또한 삶의 아름다움과 죽음의 공포, 그 양면성을 지닌 장소로 다시 등장한다. '괴물의 아이'에 등장했던 '모비 딕'의 고래 이미지도 재활용된다. 이런 구성을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자기복제로 볼 것인지 아니면 그 만의 미장센과 세계관 확장으로 받아들일 것인지는 관객의 몫이다.

그의 판타지 세계관 작품인 '괴물의 아이'에서는 괴물의 아들과 인간의 아들, '늑대아이'에서는 늑대와 인간의 삶 등 주인공들이 양쪽 세계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민하는 모습을 통해 인간과 인생, 가족의 의미를 성찰해왔다.

이번 '용과 주근깨 공주'에서는 가상과 현실의 양쪽 세계에서 공존하는 주인공을 그린다. 가상 세계가 인간을 치유하고 삶의 다양한 기회를 제시해 인생을 확장하게끔 하는 긍정적인 면과 함께 익명성에 기댄 폭력, 도용, 기만 등 부정적인 면도 동시에 보여준다.

▲용과 주근깨 공주. ⓒ와이드릴리즈

◆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인간 찬가'

영화 속 U는 전 세계 모든 통신기업과 관련 IT 기업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싶어 할 만한 메타버스 플랫폼 모델이다. 5G의 보급과 함께 꿈꿨던 공유경제 플랫폼의 달콤한 미래가 코로나19 팬데믹에 가로막혀 주춤해진 상황에서 가입자 기반의 원격 가상현실은 현재도 많은 기업이 나서서 연구 개발 중인 미래 산업이다. 따라서 미래에는 판타지에 머물지 않는, 실현 가능한 세계일 수 있다.

그런 가상의 세계 U 안에는 언베일을 무기 삼아 용 사냥에 나서는 저스티스와 리더 저스틴이 등장한다. 이시노모리 쇼타로의 '사이보그 009' 히어로 디자인을 떠오르게 하는 그들은 기업 스폰서십을 노리고 인기와 관심을 끌어모으기 위해 자신들의 행동이 곧 정의라고 주장한다. 이들의 행동은 소셜 미디어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보이콧 운동인 '캔슬 컬처(Cancel culture)'를 연상시킨다.

▲용과 주근깨 공주. ⓒ와이드릴리즈

저스티스의 횡포에 말려든 벨과 용에게 일어나는 일련의 시련을 비롯해 U 안에서 벌어지는 질투와 모함, 방임과 폭력의 난무는 소셜 미디어와 현실 세계의 어두운 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인간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따뜻하다. 그는 이번 작품 속에서도 '비록 인간은 어리석지만, 긍정의 방향으로 나갈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면 안 된다'는 공감이 가득한 '인간 찬가'의 메시지를 담아낸다.

한편 이 작품은 아름답고 섬세한 배경, 자연스러운 인물 작화로 최고의 애니메이션 프로덕션 수준을 보여준다. 여기에 더해 현실과 가상 세계 캐릭터에도 차별점을 두는 방식으로 작품 완성도를 높였다. 현실의 스즈는 아오야마 히로유키 애니메이터, 가상 세계의 벨은 김상진 애니메이터가 각각 따로 캐릭터 디자인을 맡았다.

▲용과 주근깨 공주. ⓒ와이드릴리즈

특히 김상진 애니메이터는 모션 캡처 CG와 작화를 섞어 벨 캐릭터를 구현했다. 그는 디즈니의 '모아나'(2016), '겨울왕국'(2013), '라푼젤'(2010) 등에서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한 이력이 있다. 벨 캐릭터가 재페니메이션답지않은 디즈니 스타일의 디자인으로 완성된 이유다. 독특한 디자인의 가상세계 U의 콘셉트 아트는 영국 출신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에릭 웡이 담당했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작품은 영상뿐만 아니라 음악에서도 큰 만족감을 선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작 '괴물의 아이'는 일본 국민 밴드 '미스터 칠드런(Mr. Children)'이, '썸머 워즈', '미래의 미라이'는 시티 팝의 대표 뮤지션 야마시타 타츠로가 주제곡을 맡았다. 이번 작품에서는 신인 인디 뮤지션 나카무라 카호가 목소리 연기와 노래를 동시에 소화해냈다.

▲용과 주근깨 공주. ⓒ와이드릴리즈

결국 이 영화는 과거의 우울한 나로 되돌아갈 것인가, 전혀 모르는 남을 도울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엄마를 비로소 이해하게 되는 주인공 스즈의 성장 드라마다. 다만 '늑대아이'처럼 모성이라는 한 지점을 향해 파고드는 집중력있는 서사보다는 사회와 인간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담아내는 것을 선택하다보니 몰입감 면에서는 조금 아쉬움이 느껴진다.  

애니메이션 '용과 주근깨 공주'는 세상을 올바르게 변화시킬 진정한 주인공인 나 자신의 소중함 그리고 불변의 가치를 지난 인류애의 메시지를 담은 호소다 마모루 감독판 '미녀와 야수'로 전 연령대 관객의 충분한 사랑을 받을 만한 패밀리 무비다.

개봉과 함께 한국어 더빙 그리고 좀 더 다양한 특수관 포맷 상영이 이루어지지 않는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한화 약 3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이 영화는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일본 박스오피스에서 지난 19일 기준으로 약 651억원의 흥행수입을 기록 중이다.

◆ 제목: ‘용과 주근깨 공주’(원제: 竜とそばかすの姫)

◆ 영제: Belle The Dragon and the Freckled Princess

◆ 관람등급: 전체 관람가

◆ 러닝타임: 121분

◆ 개봉일: 9월 29일

◆ 감독: 호소다 마모루/출연:나카무라 카호, 사토 타케루, 나리타 료, 소메타니 쇼타/수입: 얼리버드픽쳐스/배급: 와이드릴리즈

▲용과 주근깨 공주. ⓒ와이드릴리즈

심우진 기자 site21@daum.net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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